일본 기업 지배구조의 출발점은 회사의 조직과 경영을 규율하는 기본 법률인 회사법이다. 다만 상장회사의 경우 규제 체계는 금융상품거래법과 각 증권거래소의 다양한 규정으로 확대되며, 특히 도쿄증권거래소(TSE)가 마련한 기업 지배구조 규범이 중요하다.
이 규범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연성법의 한 형태지만, 일본 상장회사의 기업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데 매우 영향력 있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 지배구조 규범은 이른바 ‘준수 또는 설명’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상장회사는 규범의 각 원칙을 준수하거나, 준수하지 않는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기업 지배구조 규범은 2015년 도입됐으며 이후 2018년과 2021년에 개정됐다. 2026년 7월 21일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는 최신 개정판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는 5년 만의 첫 개정이다.
본 기고문에서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며, 특히 2026년 기업 지배구조 규범 개정의 주요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도쿄증권거래소, 자본비용 인식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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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증권거래소는 2023년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실현을 위한 대응’을 발표하고, 상장회사에 자본비용, 자본수익성, 시장평가의 관점에서 경영성과를 분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관련 내용을 명확히 공시하고 투자자와 대화할 것이 권고됐다.
올해 초인 4월 28일 도쿄증권거래소는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에 관한 후속 내용을 발표했다. 이 자료는 상장회사가 경영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관한 방침을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하고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조치는 일본 기업에 대해 오랫동안 제기돼 온 우려를 반영한다. 여기에는 내부유보금의 축적, 저수익 사업의 유지, 낮은 자본효율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 부족 등이 포함된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측정 가능한 개선도 나타났다. 2022년 7월과 2026년 3월을 비교하면 상장회사의 PBR과 ROE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자본효율성과 시장평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다른 국가의 기업들보다 뒤처져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6년 기업 지배구조 코드 개정안은 이사회가 회사의 자본비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도록 명시적으로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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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규범은 기업이 자본과 기타 경영자원을 어떻게 적절히 배분하고 있는지도 공시하도록 요구한다. 여기에는 성장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에 관한 설명이 포함된다. 이러한 공시의 목적은 기업이 해당 전략과 계획에 제시된 이익 계획, 기본 자본정책, 수익성 및 자본효율성 관련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하려는지 보여주는 데 있다.
또한 이사회는 경영자원이 적절한 위험 감수를 수반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배분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는 현금과 예금 같은 금융자산뿐 아니라 유형자산과 기타 경영자원이 성장 투자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도 포함된다.
전반적으로 2026년 개정안은 이사회가 중장기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을 직접 설명하도록 하는 지배구조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자본효율성과 성장전략을 통합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해외 투자자들의 오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역할, 한층 강화돼
2026년 기업 지배구조 규범 개정은 독립 사외이사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특히 그 실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개정안은 독립 사외이사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이들의 질적 수준과 적정한 인원 수를 모두 확보하는 것, 그리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사회를 지원하는 기업 사무국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기업들이 그 기능을 강화하도록 권고한다. 아울러 지배주주가 있는 프라임 시장 상장회사, 즉 도쿄증권거래소의 최상위 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경우 이사회의 과반수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요구한다.
이러한 요건은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체계를 주요 해외 시장의 기업 지배구조 체계에 보다 가깝게 맞추고, 소수주주 보호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주주총회 전 유가증권보고서 공시
일본법에 따라 상장회사는 각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유가증권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라 요구되는 법정 공시문서로, 회사의 주요 사업 개요, 재무성과, 위험요인, 임원, 주요 주주, 기업 지배구조 및 감사받은 재무제표 등의 정보를 담는다.
일본에서는 정기주주총회가 6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3월 결산법인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시장 관행 때문에 기업이 주주들에게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웠고,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전통적으로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유가증권보고서를 제출해 왔다.
그러나 2025년 3월 금융담당 국무대신은 상장회사에 유가증권보고서를 주주총회 며칠 전, 또는 늦어도 주주총회 전날까지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2025년 3월 결산법인의 57.7%가 주주총회 전에 유가증권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는 2024년 3월 결산법인의 1.5%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2025년 3월 결산법인 가운데 상당수는 주주총회 바로 전날에야 유가증권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처럼 막판에 이뤄지는 공시가 과연 주주와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2026년 기업 지배구조 규범 개정은 이제 주주총회 전에 유가증권보고서를 공시하는 것을 일반 원칙으로 정했다. 이는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보다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개정 규범은 기업이 주주총회일 최소 3주 전까지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개정안은 주주총회 전 공시를 규범상 일반 원칙으로 명확히 자리매김하고, 검토해야 할 구체적인 시점까지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주주총회 직전에 형식적으로 공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들이 유가증권보고서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시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내부고발 제도
최근 일본에서는 내부고발 제도가 법 위반과 부정행위를 조기에 발견하는 위험 탐지 수단으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고발 제도는 더 이상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조치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대신 이사회가 감독해야 하는 기업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체계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내부고발자보호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는 내부고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2026년 12월 1일 시행 예정인 법 개정안은 이러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개정안은 여러 변화 가운데 하나로, 직원이 300명을 초과하는 사업자가 내부고발 신고 처리 담당자를 지정할 의무와 관련한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관계 행정기관이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명령을 위반하면 형사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규범도 상장회사에 적절한 내부고발 제도를 마련하도록 요구하며, 이사회가 그 운영을 감독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내부고발 제도에 대한 규범의 기본적인 접근 방식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보충원칙에 규정돼 있던 사항을 기본원칙과 지침으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규범은 보다 원칙 중심적인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번 개정은 기업이 형식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상황에 맞게 내부고발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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